당첨복권을 사기 며칠 전 아내가 꿈을 꿨대요. 거울 같이 맑은 물에서 잉어랑 거북이, 뭔가 알 수 없는 발이 많이 달린 물고기들이 노니는 것을 보고 황홀경에 빠졌답니다. 옆집에 살고있는 처제가 그중 한 마리를 건져 주길래 받아 안았대요. 그게 행운의 전조였어요
「행운의 일요일 특급」 생방송 현장. 월드컵 한일 공동유치 축하 멘트에 이어 각종게임들과 펑키스타일의 흥겨운 댄스곡들… 몇초 뒤면 961회 주택복권 1등 당첨자 2명이 탄생될 찰나였다.
예와 다른게 화면에선 한 리포터가 바로 1주일전인 960회 1등 당첨차를 찾아 나서고있었다. 물어물어 찾아간 곳은 안산 부곡동에 위한 「하나 꽃 수족관」. 당첨자의 집이었다. 한집 건너 이웃에는 누나와 처제가 살고 있었고 당첨자는 방송출연관계로 서울에 갔다는 것이었다. 화면은 다시 KBS 공개홀. 어느새 넉넉해 보이는 보통 사나이의 환한 웃음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가 바로 행운의 주인공 강진수(31)였다.
주택복권 추첨방송 사상 처음으로 실제 당첨자가 출연, 맞춰 또다른 1등 당첨자를 탄생시켰다.
『 마누라 덕에, 복권 덕에 스타가 되네요. 이런 기회 아니면 제가 언제 매스컴 타겠어요?』 3년 전부터 주택청약저축 관계로 매달 한번 씩 주택은행을 찾았다는 강씨. 그때부터 10장의 주택복권과 3장의 또또복권을 사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아내의 꿈얘기를 듣고 「혹시나」하는 기대를 하면서도 더도 덜도 아닌 예와 마찬가지로10장의 주택복권을 샀던 것이다. 항상 그래왔듯이 당첨확인도 월요일 조간신문으로 했다. 마침 그 날은 강씨가 꽃 시장에 가고 없는 사이 그의 아내가 확인을 대신했다.
아내의 손은 지난3월 신용협동조합 총회 추첨에서도 1등(냉장고 520 ℓ)을 차지한 「복손」이었다. 아내의 「복손」때문인지 얼마 전에 꿨던 「복꿈」때문인지 아무튼116774번으로 1등(1억5천만원)과 함께1 등과 끝자리가 다른 116773번으로 다복상(100만원)까지 챙겨 총 1억 5,100만원의 당첨신화를 일궈냈다.
이 당첨금으로 먼저 부모님의 빚 3,000만원을 청산했고 나머지는 본가와 처가 형제들에게 골고루 조금씩 나눠 줬으며, 자신의 몫으로 장차 집장만을 위해 5,000만원짜리 통장을 만들어놨다고. 여름옷이라곤 면티셔츠에 반바지 2개가 고작이라는 강씨. 난생 처음 방송에 출연키 위해 거금 4만원을 투자해 바지까지 사입고 왔다며 쑥쓰러운듯 얼굴을 붉혔다.
